
힘들다.
일기를 매일 쓰기로 했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이것은 핑계일까?
나는 어른이 되길 바랐다. 매일 바라 왔다.
왜 그랬을까. 너무 아프다.
왜 바랐을까. 너무 슬프다.
아직 어른이 아니었으면 한다. 하지만, 어른이다.
왜 어린아이로 있지 못하는 걸까.
왜 시간이 지났다고 어른이 되어야 하는 걸까.
왜 어른이 됐다고 아파야 하는 걸까.
아. 어른이 되긴 했지만, 준비를 안 했구나.
시간만 지나면 어른이 되는 줄 알았구나.
그렇구나 나는 어른 아이구나.
시간이 지나 어른이지만, 아직 어린애구나.
고등학교를 정할 때 인문계가 두려워 특성화를 선택했다.
두려워서 특성화를 왔고, 도망 왔지만, 이긴 거 같았다.
그래서일까. 맘편히 놀았다. 그래서 일까. 지금 고생한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채용 공고가 들어왔다.
준비한 게 없었다. 하지만, 면접을 보기로 했다. 왜 일까?
이번에도 두려웠다. 몇 개월 뒤면 학교를 떠나 사회에 나가야 했기 때문이다.
준비된 거 없이 면접을 봤다. 스스로도 정말 못 봤다는 생각이 들었다.
면접에 붙었다. 왜 붙었는지 모르겠다. 붙으면 안됐다.
취업 난 속에서 노력하지 않은 내가 있을 수 있는 곳은 존재해선 안된다.
하지만, 기뻤다. 도둑놈이었다.
벌을 받았다. 힘들다. 내가 나약한 것일까.
2021년 9월 6일에 첫 직장에 발을 내디뎠다.
새로웠다. 설렜다.
C#으로 가계부를 제작하는 과제를 맡았다.
잘 해내지 못했다. api 호출 하나 못해서 2개월 동안 완성하지 못했다.
같이 입사한 동기마저 힘들게 했다. 정말 많이 아팠다.
회사를 다니면서 대학교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길이 있었다.
고등학생이라는 신분은 생각보다 아프다. 그래서 그 길일 걷고 싶었다.
회사에 얘기했다. 회사도 괜찮다고 했다.
기한이 다가왔다. 회사에 여쭤봤다.
답변을 기다린다. 마감이 오늘이다.
회식을 가야 한다. 마음이 불편하다.
회식 자리에서 대표님께서 나를 불렀다.
모두가 있었지만, 나를 불렀다.
모두가 바라본다. 내게 말씀하신다.
"왜 대학을 가려고 하는 건가요?"
"고등학생이라서 뽑은 건데, 왜 대학을 가려고 하나요?"
나는 대답을 하지 못했다.
"아니, 그냥 정말 궁금해서 그래. 대학 갈 거면 대학 가지 왜 회사 왔어요?"
"딘?"
나는 입을 떼지 못했다. 앞에 앉아 계시던 CTO께서 말리셨다.
"회식인데 왜 그래요"
정말 고마웠다. 왜 고마웠을까.
회식이 끝났다. 대표님께서 내게 말씀하셨다.
"딘은 왜 그렇게 말이 없어요?"
아팠다. 웃어넘겼다.
다음날 출근하니 CTO께서 나를 부르셨다.
"왜 대학을 가려는 거예요?"
"정말 궁금해서 그래요?"
아팠다. 웃어넘기지 못했다.
눈물이 흘렀다. 참았다. 눈물이 흐르지 않도록, 담이라도 쌓고 싶었다.
다리가 떨렸다. 머리가 뜨거웠다.
"딘이 이번에 그렇게 행동해서 회사에서 딘 이미지가 많이 안 좋아요"
"알고 있어요?"
몰랐다.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할 줄 아는 건 없으면서 바라는 것만 많으면 어떡하나요?"
"개발하기 싫으면 부서 옮겨 줄게요. 딘이 말해봐요. 자르진 않을 거니까."
나는 말했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개발부서에 남고 싶습니다.
9월부터 11월까지의 일기다.
'diary'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일기 ] 가치가 없는 사람 (0) | 2023.03.23 |
---|---|
[ 일기 ] 노력 (0) | 2022.05.26 |
[ 일기 ] 시간이 필요해? (0) | 2022.05.26 |
[일기] 시작 (0) | 2022.03.29 |